소비심리지수 106.6에 금리·집값 전망은 들어 있지 않다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6.6으로 한 달 전보다 2.1포인트 올랐습니다. 같은 자료의 금리수준전망 128과 주택가격전망 125는 106.6을 만드는 계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금리와 집값 전망은 조사만 하고 지수에는 넣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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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진열대 앞에서 카트를 밀며 물건을 고르는 사람.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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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7개 단락
  1. 금리와 집값은 조사하되 지수에는 넣지 않습니다
  2. 여섯 개 가운데 넷은 100 아래입니다
  3. 83과 106.6은 같은 기준으로 잰 값이 아닙니다
  4. 128과 125는 좋고 나쁨의 지수가 아닙니다
  5. 금리는 오른다는데 기대인플레이션은 그대로입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7. 제가 틀릴 수 있는 지점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9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6.6이었습니다. 지난달보다 2.1포인트 올랐습니다. 같은 자료에 실린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28로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높았고,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5였습니다.

이 숫자들을 묶어 경기 낙관과 금리·집값 불안이 동시에 커졌다고 읽은 해석이 나왔습니다. 그렇게 읽을 수 없습니다. 금리수준전망과 주택가격전망은 106.6을 만드는 계산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조사 항목 가운데 여섯 개만 골라 합친 값이고, 금리와 집값은 그 여섯 개에 없습니다.

한 지표 안에서 낙관과 불안이 부딪친 것이 아닙니다. 계산이 다릅니다. 한국은행은 금리와 집값 전망을 조사하기는 하고, 그 답을 지수에는 넣지 않습니다.

금리와 집값은 조사하되 지수에는 넣지 않습니다

소비자동향조사는 전국 가구에 여러 가지를 묻습니다. 살림살이가 6개월 전보다 나아졌는지, 앞으로 6개월은 어떨지, 1년 뒤 금리가 오를 것 같은지, 집값은 어떨 것 같은지 같은 질문입니다.

질문마다 답을 하나의 숫자로 바꿉니다. 이것이 소비자동향지수입니다. 좋아졌다고 답한 사람이 나빠졌다고 답한 사람보다 많으면 100을 넘고, 반대면 100 아래로 내려갑니다. 그러니까 개별 지수에서 100은 양쪽이 같다는 뜻입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이 지수들 가운데 여섯 개만 골라 하나로 합친 값입니다.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입니다.

금리수준전망, 주택가격전망, 물가수준전망, 취업기회전망은 여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조사는 하되 합성에는 쓰지 않습니다.

106.6이라는 숫자가 만들어지는 순서
1단계 — 가구에 묻는다
살림살이, 경기, 수입, 지출, 금리, 집값, 물가, 취업 등 여러 항목을 묻습니다.
2단계 — 항목마다 지수를 만든다
좋아졌다는 답이 많으면 100 위, 나빠졌다는 답이 많으면 100 아래가 됩니다.
3단계 — 여섯 개만 고른다
살림살이와 경기, 수입과 지출에 관한 여섯 항목만 남깁니다. 금리와 집값은 여기서 빠집니다.
4단계 — 기준을 바꿔 하나로 합친다
2003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의 평균이 100이 되도록 고쳐 잡은 뒤 하나로 합칩니다.
3단계에서 빠진 항목은 106.6에 닿지 않습니다

여섯 개 가운데 넷은 100 아래입니다

합성에 쓰인 여섯 개를 그대로 늘어놓으면 이렇게 됩니다.

소비자심리지수를 이루는 여섯 항목, 100에서 떨어진 거리
현재경기판단83
향후경기전망90
현재생활형편92
생활형편전망98
가계수입전망102
소비지출전망110
100
왼쪽으로 뻗은 막대가 네 개, 오른쪽이 두 개입니다

여섯 개 가운데 네 개가 100 아래입니다. 그런데 이 여섯 개를 합친 값은 106.6입니다.

평균을 내 본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단순히 더해서 여섯으로 나누면 95.8이 나옵니다.

83과 106.6은 같은 기준으로 잰 값이 아닙니다

네 개가 100 아래인데 합친 값이 100을 넘는 이유는 두 숫자의 100이 서로 다른 뜻이기 때문입니다.

개별 지수에서 100은 앞에서 본 대로 답변이 반반이라는 뜻입니다. 현재경기판단 83은 지금 경기가 나빠졌다고 답한 사람이 훨씬 많다는 뜻입니다.

소비자심리지수의 100은 다릅니다. 2003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의 장기평균을 100으로 놓은 값입니다. 항목마다 평소에 머무는 자리가 다르기 때문에, 각 항목을 자기 과거와 견줘 얼마나 높거나 낮은지로 바꾼 뒤 합칩니다.

현재경기판단처럼 평소에도 줄곧 100을 밑도는 항목이 있습니다. 이런 항목은 83이어도 자기 평균보다는 위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소비지출전망처럼 평소에도 100을 웃도는 항목은 110이어도 자기 평균보다 낮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83과 106.6을 나란히 놓고 어느 쪽이 높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두 숫자는 서로 다른 자 위의 눈금입니다.

여섯 개의 손잡이 길이가 제각각인 금속 손잡이 여섯 개가 한 판에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입니다.

128과 125는 좋고 나쁨의 지수가 아닙니다

금리수준전망지수 128과 주택가격전망지수 125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 두 지수는 형편이 나아졌는지를 묻지 않습니다. 1년 뒤에 금리가 지금보다 높을 것 같은지, 집값이 지금보다 높을 것 같은지를 묻습니다.

그래서 128은 금리가 오른다고 보는 사람이 내린다고 보는 사람보다 많다는 뜻입니다. 숫자가 높다고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닙니다. 어느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지를 가리키는 방향 표시에 가깝습니다.

지수가 높을수록 좋다고 읽으면 물가수준전망 150에서 곧바로 막힙니다. 이 지수가 150이라는 것은 1년 뒤 물가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뜻입니다.

금리는 오른다는데 기대인플레이션은 그대로입니다

같은 자료에서 실제로 엇갈리는 대목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금리수준전망은 3포인트 올라 128이 됐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1년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지난달과 같았습니다. 3년 뒤와 5년 뒤도 2.6%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물가가 더 오를 것 같지는 않은데 금리는 오를 것 같다고 답한 셈입니다. 보통은 물가가 오를 것 같을 때 금리도 오를 것 같다고 봅니다. 두 답이 따로 움직였다면 물가 말고 다른 이유가 금리 전망을 밀어 올렸다는 뜻이 됩니다.

주택가격전망 125가 제자리라는 점도 같이 놓고 볼 만합니다. 금리가 오를 것 같다고 보면서도 집값이 내릴 것 같다고는 보지 않는 상태입니다.

취업기회전망은 2포인트 올라 88이 됐습니다. 이 항목도 소비자심리지수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그러면 106.6이 올랐다는 보도가 틀린 건가요?

아닙니다. 106.6도 맞고 128도 맞습니다. 다만 두 숫자를 이어 붙여 「심리가 좋아졌는데 불안도 커졌다」고 읽으면, 한 지표 안에서 모순이 생긴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애초에 서로 다른 계산에서 나온 값이라 한 지표 안의 모순은 아닙니다.

Q. 106.6이 100을 넘었으니 경기가 좋다는 뜻인가요?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입니다. 지난 23년 동안의 평균과 견준 값이므로, 좋다고 말하려면 그 23년이 어땠는지를 함께 봐야 합니다. 이 기간에는 금융위기도 들어 있고 코로나19도 들어 있습니다.

Q. 조사는 몇 집에 묻나요?

한국은행이 전국의 가구를 표본으로 뽑아 매달 조사합니다. 표본 가구 수와 세부 조사 방법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의 통계설명자료에 실려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발표된 지수 값만 다뤘습니다.

제가 틀릴 수 있는 지점

첫째, 합성 방식을 「자기 과거와 견준다」는 말로 줄여 썼습니다. 실제 계산에는 항목마다의 평균과 흩어진 정도를 함께 쓰는 절차가 들어갑니다. 그 절차의 세부를 확인하지 않고 방향만 설명했으므로, 개별 항목이 106.6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이 글로 계산할 수 없습니다.

둘째, 현재경기판단이 평소에도 100을 밑돈다고 썼습니다. 이 항목의 장기 흐름을 직접 계산해 확인한 것이 아니라, 합성 결과가 106.6으로 나왔다는 사실에서 거꾸로 짚은 설명입니다. 실제 장기평균은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서 항목별로 받아 봐야 확인됩니다.

셋째, 금리 전망과 기대인플레이션이 따로 움직였다는 대목은 한 달치입니다. 한 달의 차이는 조사 시점에 걸린 뉴스 때문일 수 있습니다. 조사 기간이 9월 9일부터 16일까지였으므로 그 주에 있었던 일이 답변에 실렸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몇 달을 이어 봐야 흐름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넷째, 소비자심리지수에 들어가지 않는 항목이 쓸모없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금리와 집값 전망은 그 자체로 따로 보는 지표입니다. 이 글은 두 숫자를 하나로 묶어 읽을 때 생기는 문제만 다뤘습니다.

사색가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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