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 0.25%p 인상, 2027년 전망은 0.5%p 상향
9월 16일 연준이 3년 만에 금리를 올렸지만, 같은 날 나온 표에서 더 크게 움직인 것은 2027년 금리 전망입니다. 3.6%에서 4.1%로, 이번 인상폭의 두 배가 올라갔습니다. 물가 전망은 거의 그대로였고 물가가 2%로 돌아오는 시점은 한 해 뒤로 밀렸습니다.

목차 · 9개 단락
9월 16일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습니다. 같은 시각에 나온 전망표에서는 2027년 말 금리 전망이 3.6%에서 4.1%로, 석 달 전보다 0.5%포인트 올라갔습니다. 이번에 실제로 올린 폭의 두 배입니다.
기사 제목은 대체로 “3년 만의 인상”이었습니다. 방향이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바뀐 것은 방향만이 아닙니다. 6월 표는 2027년에 금리를 내리기 시작하는 그림이었는데, 9월 표는 올해 한 번 더 올린 뒤 내년 내내 그대로 두는 그림입니다. 미국 금리가 높은 자리에 오래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원화 가치와 국내 시장금리에 압력이 가고, 한국은행이 국내 사정만 보고 금리를 정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대출 금리를 걱정하는 쪽에서 이번 발표를 읽을 자리는 0.25%포인트가 아니라 그 표 아래쪽 두 줄입니다.
먼저, 무엇을 올린 것인지
목표 범위는 3.75%에서 4.00% 사이가 됐습니다. 2023년 이후 첫 인상이고, 표결은 12대 0 만장일치였습니다.
미국 중앙은행은 연방준비제도, 줄여서 연준이라고 부릅니다. 금리를 정하는 회의체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이고, 1년에 여덟 번 모입니다.
이들이 정하는 것은 은행들이 하룻밤짜리로 서로 돈을 빌려줄 때 붙는 금리입니다. 그래서 하나의 숫자가 아니라 “3.75%에서 4.00% 사이”라는 범위로 발표합니다. 연준이 딱 얼마라고 명령하는 게 아니라, 그 범위 안에서 거래되도록 시장에 개입한다는 뜻입니다.
이 금리가 오르면 은행이 돈을 구하는 값이 오르고, 그 값이 기업 대출과 주택담보대출과 신용카드 할부로 차례차례 옮겨 갑니다. 물가를 잡는다는 것은 이렇게 해서 사람들이 돈을 덜 쓰게 만든다는 이야기입니다.
함께 나온 표
1년에 네 번, 금리 발표와 함께 ’경제전망 요약’이라는 표가 나옵니다. 영어 약자로 SEP이라고 씁니다.
위원 열아홉 명이 각자 종이에 적어 냅니다. 앞으로 몇 년 동안 성장률과 실업률과 물가가 어떻게 될 것 같은지, 그리고 그때 금리가 얼마쯤이어야 한다고 보는지입니다. 연준은 이 숫자들을 모아 중간값을 공개합니다.
두 가지를 먼저 짚어야 합니다. 이것은 약속이 아니라 예상입니다. 위원들은 다음 회의에서 다르게 투표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합의문이 아니라 열아홉 개의 개인 의견을 줄 세운 값입니다.
그래도 이 표가 중요한 이유는, 금리 결정문이 한 문장으로 말하지 않는 것을 숫자로 말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얼마나 올렸느냐가 아니라 앞으로 어디까지 갈 생각이냐입니다.
석 달 사이에 바뀐 것
6월 회의에서도 같은 표가 나왔습니다. 그때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습니다. 두 표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습니다.
2026년 전망이 4.1%라는 것은 올해 한 번 더 올린다는 뜻입니다. 지금 범위의 가운데가 3.875%이니, 여기서 0.25%포인트를 더 올려야 4.1%에 가까워집니다.
더 눈여겨볼 곳은 그 아래 두 줄입니다. 2027년 전망이 2026년과 같은 4.1%입니다. 올해 한 번 더 올린 뒤 1년 내내 그대로 두겠다는 그림입니다. 6월에는 2027년에 내리기 시작할 것으로 봤습니다.
물가 전망은 거의 그대로입니다
여기서 예상이 어긋납니다. 금리 경로를 이만큼 올렸다면 물가 전망도 나빠졌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습니다.
연준이 보는 물가 지표는 PCE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우리가 뉴스에서 흔히 보는 소비자물가지수와 비슷하지만, 사람들이 값이 오른 물건을 덜 사고 다른 것으로 바꾸는 행동까지 반영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보통 소비자물가지수보다 낮게 나옵니다.
올해 물가 전망은 0.1%포인트 올랐습니다. 내년은 한 자리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물가를 보는 눈은 석 달 전과 사실상 같습니다.
크게 움직인 쪽은 실업률입니다. 4.3%에서 4.1%로, 그것도 2026년부터 2029년까지 모든 해가 내려갔습니다. 6월에는 고용이 조금씩 나빠질 것으로 봤는데, 지금은 지금 수준에서 버틸 것으로 봅니다.
그러니까 위원회가 석 달 사이에 새로 알게 된 것은 물가가 아니라 노동시장입니다. 고용이 튼튼하다면 금리를 더 올려도 경기가 꺾이지 않는다는 판단이 서고, 그 판단이 금리 경로를 0.5%포인트씩 밀어 올렸습니다.
그런데 물가 복귀는 늦어졌습니다
금리를 더 높게, 더 오래 유지하겠다고 했으니 물가는 더 빨리 잡혀야 할 것 같습니다.
6월 표에서 PCE 물가는 2028년에 2.0%였습니다. 9월 표에서는 2028년이 2.1%이고, 2.0%는 2029년에 가서야 나옵니다. 목표 도달 시점이 한 해 뒤로 밀렸습니다.
금리 결정문에는 이번 조치가 “2% 목표로의 더 시의적절한 복귀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같은 날 같은 봉투에 든 표는 복귀 시점을 한 해 늦춰 잡았습니다.
의장이 직접 한 말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물가가 너무 높고, 너무 오랫동안 그래 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조치를 “완화의 한 첩을 걷어냈다”고 표현했습니다. 긴축으로 돌아섰다는 말이 아니라, 풀어 놓았던 것 중 일부를 회수했다는 말입니다.
기자회견에서 가장 분명했던 대목은 그다음입니다. 워시는 현재의 금융 여건을 “긴축적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겠다”고 했습니다. 금리를 올린 날, 의장이 스스로 지금 상태가 경기를 누르는 수준은 아니라고 말한 것입니다.
숫자로 보면 그렇습니다. 정책금리 범위의 위쪽 끝이 4.00%이고 올해 물가 전망이 3.7%입니다. 차이는 0.3%포인트입니다. 돈을 빌리는 값이 4%인데 그사이 물건값이 3.7% 오른다면, 실제로 물게 되는 부담은 0.3%입니다. 이것을 실질금리라고 부릅니다. 물가를 눌러야 하는 시기의 실질금리로는 낮은 편입니다.
3.2%라는 숫자
표의 맨 오른쪽에는 ’장기’라는 칸이 있습니다. 경기를 밀지도 당기지도 않는, 오래 가면 자연히 머물게 될 금리 수준에 대한 위원들의 생각입니다. 흔히 중립금리라고 부릅니다.
이번 표의 장기 금리는 3.2%입니다. 2029년 전망치는 3.6%입니다. 위원들은 3년 반이 지나도 금리가 중립 수준보다 위에 있을 것으로 봅니다.
한 번의 인상보다 이 배치가 이번 발표의 내용에 가깝습니다. 위원회는 물가를 빨리 끌어내리는 대신, 높은 금리를 오래 유지하면서 물가가 천천히 내려오기를 기다리는 쪽을 골랐습니다. 실업률 전망이 4년 내내 4.1%로 평평한 것이 그 선택의 다른 얼굴입니다. 고용을 다치게 하지 않으려면 시간을 쓰는 수밖에 없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점도표’와 이 표는 같은 것인가요?
점도표는 이 표에 딸린 그림입니다. 위원 열아홉 명이 적어 낸 금리 예상치를 연도별로 점을 찍어 흩뿌린 것이라 그렇게 부릅니다. 본문에서 쓴 4.1%나 3.9% 같은 값은 그 점들의 중간값입니다. 점이 위아래로 넓게 퍼져 있으면 중간값이 같아도 위원회 안의 생각 차이가 큰 것이고, 이번처럼 표결이 만장일치여도 내년 전망은 갈릴 수 있습니다.
Q. 만장일치라는 게 중요한가요?
방향을 바꾸는 회의에서는 대개 반대표가 한둘 나옵니다. 12대 0이라는 것은 인상 자체에 이견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다만 표결은 이번 한 번의 결정에 대한 것이고, 앞으로의 경로에 대한 생각까지 같다는 뜻은 아닙니다.
Q. 물가가 3.7%인데 금리가 4%면 낮은 건가요?
낮은 편입니다. 이자로 4%를 물어도 그사이 물건값이 3.7% 올랐다면 실제 부담은 0.3%에 가깝습니다. 과거 물가를 눌러야 했던 시기에는 이 차이를 2%포인트 안팎까지 벌리는 일이 흔했습니다. 그래서 의장 본인이 지금을 긴축적이라고 부르기 어렵다고 말한 것입니다.
Q. 한국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요?
미국 금리가 올라가면 돈이 달러 자산 쪽으로 움직이기 쉬워지고, 원화 가치와 국내 시장금리에 압력이 갑니다. 다만 이번 표에서 더 중요한 부분은 인상 한 번이 아니라 “내년 내내 안 내린다”는 쪽입니다. 미국 금리가 높은 자리에 오래 머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한국은행이 국내 사정만 보고 금리를 정하기 어려워집니다.
제가 틀릴 수 있는 지점
첫째, 전망표는 약속이 아닙니다. 6월 표가 석 달 만에 0.5%포인트 뒤집힌 것이 그 증거입니다. 12월 표에서 다시 크게 바뀔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높게 오래”라는 이 글의 요약은 틀립니다.
둘째, 실업률 전망 하향을 금리 경로 상향의 이유로 읽었습니다. 하지만 위원회는 공개 문서에서 그 인과를 밝힌 적이 없습니다. 두 숫자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사실에서 제가 연결한 것이고, 실제 논의는 위원별로 달랐을 수 있습니다. 세부 논의는 3주 뒤 의사록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실질금리를 정책금리 범위의 위쪽 끝에서 올해 물가 전망을 빼서 구했습니다. 보통은 앞으로 1년의 기대 물가를 쓰고, 그 값을 쓰면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그 계산으로는 지금 금리가 제가 쓴 것만큼 낮지 않습니다.
넷째, 물가 2% 복귀가 한 해 밀렸다는 대목은 2028년 전망치가 2.0%에서 2.1%로 바뀐 것에 기대고 있습니다. 소수점 한 자리 차이이고, 중간값이라 위원 한두 명이 움직여도 뒤집힐 수 있는 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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