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점유율 41% 유지, 주가만 넉 달 새 35% 하락

세계 1위 배터리 회사 CATL 주가가 5월 고점 467.35위안에서 304.22위안까지 내려왔습니다. 중국 내 점유율은 42.33%에서 41.45%로 1%포인트도 줄지 않았습니다. 9월 1일 시행된 2% 소비세에는 자기가 만들어 자기 차에 쓰면 내지 않는다는 조항이 붙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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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격 트레이에 나란히 놓인 원통형 배터리 셀.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입니다.
규격 트레이에 나란히 놓인 원통형 배터리 셀.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입니다.
목차 · 8개 단락
  1. 7월 17일에 공고가 하나 나왔습니다
  2. 자기가 만들어 자기 차에 넣으면 내지 않습니다
  3. 마진 차이가 이미 벌어져 있었습니다
  4. 리오토가 한 일
  5. 면세 목록에 남은 것들
  6. 한국 배터리 회사들에게
  7. 자주 묻는 질문
  8. 제가 틀릴 수 있는 지점

9월 16일 선전 증시에서 CATL 주가가 3.84% 내려 304.22위안으로 마감했습니다. 5월 고점 467.35위안에서 넉 달 만에 약 35%가 빠진, 1년 사이 가장 낮은 값입니다. 홍콩에 상장된 주식도 800홍콩달러 가까운 수준에서 500홍콩달러 선까지 내려왔습니다. 세계에서 배터리를 가장 많이 만드는 중국 회사이고,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 세계 전기차에 들어간 배터리 352.7GWh 가운데 141.4GWh가 이 회사 제품이었습니다.

주가가 이만큼 빠지면 보통 물건이 덜 팔렸다고 읽습니다. 그런데 8월 중국 내 동력배터리 장착량 기준 이 회사 점유율은 41.45%로, 7월 42.33%에서 0.88%포인트 줄었을 뿐입니다.

갈라지는 지점은 9월 1일부터 리튬이온 배터리에 붙기 시작한 소비세입니다. 세율은 2%지만 배터리를 만들어 자기 차에 바로 얹는 업체는 이 세금을 내지 않아서, 사서 쓰는 쪽과 만들어 쓰는 쪽 사이에 없던 비용 차이가 생겼습니다. 그 뒤 리오토는 다른 배터리 회사의 2대 주주가 되었고, 샤오미는 새 라인업 일부에서 CATL을 뺐습니다. 시장이 값을 매긴 대상은 올해 팔리는 물량이 아니라 몇 해 뒤에도 고객이 남아 있느냐였습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세계 점유율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1년 전 9.5%에서 9.1%로, SK온이 4.3%에서 3.5%로 내려온 것도 같은 자로 읽을 수 있습니다.

7월 17일에 공고가 하나 나왔습니다

중국 재정부와 해관총서, 국가세무총국이 7월 17일 공동으로 발표한 내용입니다. 9월 1일부터 리튬이온 배터리에 소비세를 매긴다는 것이었습니다.

소비세가 무엇인지부터 짚겠습니다. 모든 물건에 붙는 부가가치세와 달리, 소비세는 정부가 따로 정한 품목에만 붙는 세금입니다. 담배나 술에 붙는 세금을 떠올리면 됩니다. 어떤 품목을 목록에 넣고 빼느냐가 곧 산업 정책이 됩니다.

중국은 2015년 2월부터 리튬이온 배터리를 이 목록에서 빼 놓았습니다. 전기차를 키우려던 시기였습니다. 11년 만에 그 면제가 끝났습니다.

중국 배터리 소비세 일정
2015년 2월
리튬이온 배터리 면세 시작
2026년 9월 1일
세율 2%
2027년 9월 1일
세율 4%
2028년 12월 31일
나트륨이온·전고체·연료전지 면세 종료 예정
과세 대상에는 리튬 1차전지, 니켈수소 배터리, 바나듐 레독스 흐름전지도 포함됐습니다

2%는 크지 않아 보입니다. 이 숫자만 보면 주가 35%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공고에 들어 있는 다른 문장을 봐야 합니다.

자기가 만들어 자기 차에 넣으면 내지 않습니다

공고에는 면세 조항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과세 대상 배터리 제품을 만들어 “과세 대상 제품의 연속 생산에 스스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밖에서 사 온 배터리에 대해서는 이미 낸 세금을 사용량만큼 공제해 줍니다.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는 중국 완성차 업계의 판매 통계를 집계하는 단체입니다. 이 단체의 추이둥수 사무총장은 조항의 효과를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배터리를 직접 만들어 자기 차에 바로 얹는 업체는 소비세를 피하거나 공제받고, 밖에서 사 오는 업체는 배터리 회사가 넘기는 세 부담을 떠안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연간 100만 대를 만드는 업체라면 누적 부담이 수억 위안에 이를 수 있다고 계산했습니다. 1억 위안이 약 190억 원입니다.

세율 자체는 2%지만, 세금이 하는 일은 방향을 정해 주는 쪽에 가깝습니다. 배터리를 사서 쓰는 쪽과 만들어 쓰는 쪽 사이에 없던 비용 차이가 생겼습니다.

마진 차이가 이미 벌어져 있었습니다

세금만으로 벌어진 일은 아닙니다.

올해 상반기 CATL의 매출총이익률은 23.93%였습니다. 물건을 팔아 원가를 빼고 남긴 비율입니다. 같은 기간 리오토의 차량 부문 이익률은 9.4%였습니다. 리오토는 중국의 전기차 회사로, CATL의 큰 고객 중 하나였습니다.

차 한 대의 값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몫은 3분의 1 안팎입니다. 그 부품을 만드는 회사가 완성차 회사보다 두 배 넘는 이익률을 남기는 구조가 몇 해째 이어졌습니다. 세금은 그 위에 얹힌 마지막 한 가지였습니다.

사서 쓰는 쪽과 만들어 쓰는 쪽 사이에 선이 하나 생겼습니다 조립 라인 끝에서 멈춘 컨베이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입니다.

리오토가 한 일

리오토는 9월 4일 선우다의 배터리 자회사인 선우다EVB에 26억 5000만 위안(약 3억 9000만 달러)을 넣는다고 발표했습니다. 직접 지분 8.79%, 관계 법인을 합치면 11.17%가 됩니다. 2022년 투자 당시 3.2% 수준이던 지분이 2대 주주 자리까지 올라간 것입니다.

리오토는 이 투자를 두고 단순한 재무 투자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제품 사양과 성능 목표는 리오토가 정하고, 설계와 양산은 선우다EVB가 맡는 방식이라고 했습니다. 사는 쪽이 아니라 정하는 쪽에 서겠다는 구조입니다.

같은 달 신형 L8은 전 사양에서 CATL 대신 선우다 배터리를 씁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i6에는 CALB 배터리가 들어갑니다.

샤오미도 움직였습니다. 배터리 공급사를 CATL, 푸디전지, CALB, 선우다 네 곳으로 늘렸고, 새 라인업 일부에서는 CATL을 아예 뺐습니다.

면세 목록에 남은 것들

공고에서 세금을 물리지 않기로 한 품목이 무엇인지도 봐야 합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연료전지, 그리고 페로브스카이트를 비롯한 일부 태양전지가 2028년 12월 31일까지 면세로 남습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리튬 대신 값싼 나트륨을 쓰는 방식이고, 전고체 배터리는 안에 든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꾼 방식입니다. 둘 다 아직 양산 초기 단계입니다.

같은 공고 안에서 지금 잘 팔리는 기술에는 세금을 붙이고 아직 팔리지 않는 기술에는 면세 기한을 적어 넣었습니다. 기한이 2028년 말이라는 것은 그때까지 자리를 잡으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한국 배터리 회사들에게

이 소비세는 중국 안에서 걷는 세금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중국 내수 전기차에 배터리를 거의 넣지 않으니 직접 세금을 물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번 일이 보여 주는 압력은 세제 바깥에도 있습니다. 부품을 만드는 쪽과 완성차를 만드는 쪽 사이에서 이익이 어떻게 갈리느냐의 문제이고, 그 계산은 중국에서만 성립하는 것이 아닙니다.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세계 점유율은 CATL 40.1%, BYD 14.2%, LG에너지솔루션 9.1%, SK온 3.5%였습니다. 상위 10개사 가운데 중국계가 일곱 곳이고 이들을 합치면 72.2%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같은 기간 9.5%에서, SK온은 4.3%에서 내려왔습니다.

점유율 41%를 지킨 회사의 주가가 35% 빠진 장면을 한국 회사들이 먼저 읽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시장이 매긴 값은 올해 얼마나 파느냐가 아니라, 몇 해 뒤에도 고객이 남아 있느냐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소비세 2%면 배터리 값이 2% 오르는 건가요?

그 정도로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소비세는 생산·판매 단계에서 매겨지고 계약에 따라 누가 얼마나 떠안을지가 갈립니다. 다만 밖에서 사 오는 쪽에 없던 비용이 생긴다는 방향만은 분명합니다. 2027년 9월부터는 세율이 4%가 됩니다.

Q. 완성차 회사가 배터리를 직접 만들면 정말 세금을 안 내나요?

공고는 과세 대상 제품의 연속 생산에 스스로 쓰는 경우를 면세로 두고 있습니다. 배터리를 만들어 곧바로 자기 차에 얹는 흐름이 여기에 해당한다는 것이 CPCA의 해석입니다. 개별 기업에 어떻게 적용될지는 세무 당국의 판단이 쌓여야 확정됩니다.

Q. CATL은 위험한 상태인가요?

그렇게 말할 근거는 아직 없습니다. 8월 중국 점유율이 41.45%이고 세계 점유율은 40%대입니다. 판매는 유지되고 있고, 내려간 것은 앞으로의 값을 매기는 주가 쪽입니다.

제가 틀릴 수 있는 지점

가장 약한 고리는 주가와 세금을 잇는 대목입니다. 35% 하락을 소비세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기간 중국 증시 전반의 흐름, 4월 홍콩 증자 계획, 배터리 업계 전반의 공급 과잉 우려가 모두 섞여 있습니다. 저는 소비세와 고객 이탈이 겹친 시점을 짚은 것이지 인과의 크기를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완성차가 배터리를 직접 만드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셀 생산은 설비와 수율 관리가 까다롭고, 리오토가 선우다EVB의 지분을 산 것도 직접 만들기보다 설계 주도권을 가져오는 쪽에 가깝습니다. 자체 생산과 지분 투자는 세금 취급도 다를 수 있습니다.

면세 조항이 어디까지 적용되는지는 아직 사례가 쌓이지 않았습니다. “연속 생산에 스스로 사용”을 좁게 보느냐 넓게 보느냐에 따라 효과의 크기가 달라집니다. 본문의 설명은 CPCA 해석과 초기 업계 평가에 기대고 있습니다.

마진을 견준 대목은 항목이 정확히 같지 않습니다. CATL의 23.93%는 매출총이익률이고 리오토의 9.4%는 차량 부문 이익률입니다. 두 값을 나란히 놓은 것은 배분이 한쪽으로 기울어 있다는 점을 보이기 위해서이지, 같은 자로 잰 결과가 아닙니다.

사색가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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